신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해답

누구나 그렇듯 인간은 살아가며 신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된다. 과연 이 세상을 창조한 신은 존재하는가? 나를 보살펴주는 신은 존재하는가? 나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 나름대로의 끊임없는 고찰과 연구를 하였다.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의견은 극명하다.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신이 있다,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신은 없다 따위의 말로 자신이 펼친 논제를 증명하기 위해 수많은 철학적 지식과 과학적 증거물들을 사용해 설득시키려 한다.

유신론과 무신론, 어느 편에서나 서로를 완벽히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전문가 이상의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모르는(관심조차 가지지 않을) 세세한 영역까지도 이론과 증명을 정립하고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그러한 내용을 한낱 일반인이 모두 알고 있을 리가 없다. 일반인은 자신이 모르던 새로운 사실을 저명한 과학자나 신학자가 조리있게 설명하면 단지 그것을 믿을 뿐이다.

영화 ‘God’s Not Dead’ 를 보면 모태신앙을 가지고 있는 새내기 대학생과 무신론자인 교수가 등장해 서로 논쟁을 펼친다. 그 교수는 어릴 때 어머니가 암에 걸리자 신에게 갖은 기도를 해도 어머니를 살릴 수 없었던 경험을 통해 극명한 무신론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 케이스이다.
학생은 교회의 목사와 각종 창조론에 관한 서적, 무신론을 부정하는 저명한 학자들의 연구물 등을 사용해 교수와 다른 학생들을 설득시키려 한다. 그리고 교수는 무신론자였던 철학자들, 저명한 과학자들의 연구자료를 빌어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증한다.

과연 누가 옳은 것일까? 영화의 결말은 제쳐두고 이러한 논쟁은 지금도 수없이 일어나고 있고, 결론지어진 것이 없다.

나도 한 때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진화론의 타당성을 증명하려하기도 했으며, 유신론자의 입장에서 창조론의 당위성을 증명하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내린 결론은 신의 존재 여부는 인간이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령 진화론이 맞기 때문에 신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진화론이 틀렸기 때문에 신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신의 존재 유무를 인간의 지능을 가지고 과학적,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주가 빅뱅을 통해 탄생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인간은 원숭이와 공통된 조상을 공유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것은 알고 있다기보다는 믿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과거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 지 볼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우주의 팽창과 온도 변화를 관측한 결과 빅뱅 이론이 타당성을 얻었고, 종의 분화와 적자생존, 자연선택론 등이 실험을 통해, 혹은 발굴을 통해 진화론을 유추할 수 있다고 결론내려졌다.

하지만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최초의 생명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에 대한 해답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한다면 최소한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인 것이다. 그러나 유신론자는, 혹은 무신론자는 거만하게도 현재 밝혀진 자료들만을 가지고 신을 증명하려 들고 확정을 지으려고 한다.

진화론이 맞다고 해서 신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성경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을지언정 신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태초의 창조주가 생명을 스스로 진화할 수 있게 설계하였다면 진화론을 인용해 무신론을 주장하는 것은 틀린 것이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진화론의 일부분이 틀렸다고 해서 신이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는가? 지구의 나이가 6000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고 해서 신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과학자들의 연대측정과 진화론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있을 지언정 신이 존재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증명될 수는 없다. 가령 내가 일전에 썼던 ‘자연선택론’을 통해 자연 스스로가 진화론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었을 수도 있고, 고도로 발달된 외계문명이 지구를 6000년 전에 창조했을 수도 있다. 인류가 어떤 길을 통해 현재에 이르게 되었든 간에 그 ‘길’의 경우의 수는 무한하다.

성경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종교인들이여, 신을 믿지 않을 것인가? 미래에 타임머신이 발명되어 예수가 기적을 행하는 모습을 직접 관측하면 과학자들이여, 과학을 믿지 않을 것인가?
우리가 아는 것은 아는 것이고,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일 뿐이다. 거기에 무엇을 덧붙일 필요도, 맹신할 필요도 없다. 진화론이 틀리면 어떻고, 성경이 틀리면 어떤가. 그렇다고 해서 과학 전체가 부정되거나 신의 존재가 부정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이 바로 ‘믿음’이다. 과학자들은 빅뱅이론을 믿고 있으며, 종교인들은 창조주를 믿고 있다. 독실한 종교인의 어머니가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고 해서 그가 신이 없다고 결론내릴 수는 없다. 날씨가 춥다고 해서 신께 기도해서 날씨를 따뜻하게 바꿀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당위성을 가지고 정교하게 이어져있으며 이 정교함의 원천을 우리가 알 수 없듯이, 신의 존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신 앞에서는 신성한 ‘믿음’ 만이 있을 뿐이며, 그 믿음을 과학적 반증을 통해 예단하는 행위는 유신론자에게 있어서도, 무신론자에게 있어서도 어리석은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