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G K712 Pro vs Shure SRH940 비교 리뷰

새로운 작업환경에 적합한 클로즈드백 모니터링 헤드폰으로 SRH940을 구입하였다.  오픈백은 주변의 소음을 차폐하지 못하고, 헤드폰의 소음 또한 밖으로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클로즈드백 헤드폰이 필요했다.

일반적으로 믹싱, 마스터링 환경은 오픈백 헤드폰을 주로 쓰는데, 클로즈드백 헤드폰은 특성상 오픈백 헤드폰 정도의 성능을 뽑아내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SRH940은 오픈백에 최대한 근접한 퀄리티를 내주는 헤드폰으로 유명하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퀄리티란 음악 작업환경에 적합한 정도를 가리킨다.  치우치지 않은 플랫함과 놓치지 않는 섬세함이 그것이다.

믹싱, 마스터링용 헤드폰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AKG K701 의 단점(저음)을 극복한 K712 Pro는 내가 지금껏 사용한 헤드폰 중 단연 최상의 모니터링 헤드폰이다.
다만 여전히 AKG 특유의 단단하지 못한 저음으로 저음 파트를 다루기가 여간 여러운 게 아니었다.

SRH940은 K712 Pro보다 저음부가 튼실하다.  그렇다고 HD600~800 시리즈처럼 저음이 과하게 치우쳐 있는 수준이 아니라, 적당하게 단단히 잡아주는 느낌이다.  K712 Pro와 저음의 양의 차이는 거의 없지만 K712에서는 들리지 않던 극저음의 질감이 명확하게 잡힌다는 느낌이다.

중저음부~중고음부는 두 제품 모두 아주 플랫하다. 다만 고음부에서 두 헤드폰의 특색이 나뉘는데,  K712 Pro가 투명하고 솜털같은 질감의 부드러운 고음이라면 SRH940은 보다 단단하고 반짝이는 고음을 들려주었다.  일각에서의 리뷰처럼 고음이 과해 치찰음이 강조되어 들린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고음의 전체적인 양은 K712보다 절제되어 귀의 피로함은 덜했다.

이러한 특색을 제외하면 두 제품 모두 최상의 레퍼런스 헤드폰답게 신기하리만치 소리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사실 K712 Pro에서 업그레이드한다는 느낌으로 SRH940을 구매하였지만 소리가 너무나도 비슷해서 약간은 힘이 빠질 정도였다.

다만 클로즈드백의 한계인 공간감 면에서는 역시 오픈백인 K712 Pro를 따라올 순 없었다.  오픈백 헤드폰 특유의 개방감 탓일까, 마치 큰 연주홀에서 감상하던 음악을 작은 교회에서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공간감이 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믹스 단계에서 프로듀서가 의도한 공간감을 충실히 구현해준다.

반면 정위감은 SRH940 쪽이 뛰어났다. 공간감과 정위감이 서로 비일치한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논란이 될 만한 의견이지만 내 느낌은 이렇다. K712 Pro가 넓은 홀에서 VIP석에 앉아 감상하는 기분이라면, SRH940은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악기 하나하나가 손에 잡힐 듯 그 위치가 뚜렷히 그려진다는 것이다. 감상보다는 분석 쪽으로 보다 치우친 헤드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K712 Pro는 넓은 룸을 디테일하게 손봐야 하는 클래식, 어쿠스틱 장르에 적합하고, SRH940은 저음과 고음을 디테일하게 손봐야 하는 가요, EDM 등에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착용감은 아무래도 가벼운 K712 Pro가 뛰어나다.  SRH940은 귀와 정수리에 단단하게 고정되어 압박감을 준다.  스피커나 오픈백 헤드폰이 디테일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공간감을 살렸다면, 클로즈드백 헤드폰은 공간을 차단함으로써 단 하나의 소리도 놓치지 않고 모든 음을 귀에 쏟아부어주는 느낌이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AKG K712 Pro               Shure SRH940
저음                           <                     저음

중음                           =                     중음

고음                           =                     고음

해상도                      =                     해상도

분리도                      =                     분리도

공간감                      >                     공간감

차폐성                      <                     차폐성

착용감                      >                     착용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