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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블러드문의 시작
레이맨, 포트리스,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던 초, 중학생 시절, 게임에 집중하기보단 게임음악을 듣는 것이 좋았다.
왜였을까?
2003년 1월 1일, 14세가 되던 해 나는 문득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다.
음악에 관한 일말의 지식도 경험도 없이, 나는 음악과 연을 맺게 되었다.
1월 1일 첫 작품 Fantasy Place를 시작으로 2003년 한 해 약 30곡을 작곡했다.
당시에는 PWCW, 미디유저넷, 밀림, 창조도시와 같은 음악 커뮤니티에서 다른 작곡가들과 자작곡을 공유하며 배웠다. 작곡이 너무나도 하고싶어 부모님 몰래 새벽에 일어나 컴퓨터를 켰고, 학교 공부하는 시간 외에는 음악에만 메달렸다.
멜로디와 코드로 나의 감정과 이야기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건 음악의 큰 매력이었다.
특히 양방언, 히사이시 조, 앨런 실베스트리 등 멜로디로 스토리텔링을 이끌어내는 거장의 음악들과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 삽입되어 장면을 소리로 그려내는 BGM과 테마송은 나의 음악적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보컬곡과 오케스트라를 연습하던 2004년의 작품들
이후 2005년 미디유저넷에서 뜻맞는 사람들끼리 뭉처 서브컬쳐 음악그룹인 시드사운드를 결성하고 첫 곡으로 Dreamy Moon을 썼다. 그 시기에 처음으로 음악 외주도 받아보고, 창조도시 음악 창작대회에서 MVP로 우승하는 소중한 경험도 하였다.
고3 시절, 윈도우 효과음을 사용해 작곡한 WinXP Rhapsody가 네이버 붐을 통해 화제가 되어 처음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WinXP Rhapsody를 비롯해서 단편 애니메이션 ‘달리의 호수’ OST 등이 담긴 앨범
BLOODMOON이라는 활동명은 그때 정해졌다. 무더운 여름날이면 가족과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며 잠들 때가 많았는데, 매번 달이 무척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래서 달을 주제로 음악과 소설을 쓰곤 했는데, 집필하던 소설의 제목이 BLOOD MOON이었다. L형의 특수한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이 붉은 달을 보면 초능력이 생긴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이후 수능과 실기 준비에 전진하여 2007년 중앙대학교 음악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원래 목표였던 한국교원대는 떨어졌지만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한다. 음악 선생님이 되었다면 지금과는 삶이 완전히 달라졌을 테니까.
실용음악과가 아닌 클래식 작곡과를 선택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가 한 몫 했다는 것은 비밀이다. 그만큼 클래식 음악과 오케스트라 악기가 좋아졌고, 대학교에서 깊이 있게 내가 필요로 하는 지식과 경험들을 습득할 수 있었다.
대학교 1학년 시절의 작품들
이후 나는 게임음악, 영상음악, 대중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곡하며 본격적인 프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간 몇 번의 커다란 풍파를 겪으며 음악을 접게 될 뻔한 일들도 있었다.
이후의 작품들과 썰은 다음 기회에 좀 더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