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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을 위한 두뇌 훈련 N-Back Trai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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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강민훈
작성자
강민훈
BLOODMOON

음악을 작곡하거나 연주하기 위해서는 유동성 지능(Fluid intelligence) 이 요구된다.

유동성 지능이란 추리능력, 인과관계 도출 및 문제해결, 개념정립, 순간기억능력 등 학습으로는 얻을 수 없는 순수지능을 일컫는다.

이러한 유동성 지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보다 쉽게 음악을 작곡할 수 있으며, 적은 연습량으로도 연주를 능숙하게 할 수 있다.(예술적 창의력은 유동성 지능과는 무관하다)

음악인에게 있어 특히 중요한 지능구성요소 중 하나는 작업 기억(Working memory) 이다. 작업 기억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정신적 작업 공간의 기능을 가지며, 제한 정보만을 순간적으로 저장하여 접근 가능한 형태가 되도록 한다.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CPU에서 정보가 처리되기 전 순간적인 데이터를 기억하고 전달하는 Cache memory 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업 기억 용량이 큰 사람은 순간 기억 능력과 연속적인 추상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체계적인 것을 상상하거나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유리하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 기억은 보통 의도적으로 훈련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음악을 구성하거나 연주하는 것에 큰 노력과 인내를 기울여야 하며, 이는 악상을 떠올리고 기억하는 행위에 있어서 무력감과 상실감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된다.

유동성 지능(IQ)과는 달리, 작업 기억 용량은 학업 성취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작업 기억은 추리, 문제해결 등 기타 유동성 지능을 활용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유동성 지능은 훈련으로 향상될 수 없다고 여겨왔지만, 인간은 자신이 가진 유동성 지능을 100%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일반인의 유동성 지능은 상당히 과소평가되고 있다. 일반적인 유동성 지능 테스트(IQ Test)로는 순간적인 처리능력을 요구하는 작업 기억을 측정하거나 훈련할 수 없다.


아래에 작업 기억을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처음 보는 악보를 초견으로 멈춤 없이 연주하거나, 상상하는 음악을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능력, 그리고 귀로 들은 멜로디를 악보로 옮겨적는 능력 등은 작업 기억과 연관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초견이나 시창,청음 훈련을 하면 어느 정도 작업기억이 향상된다.

두 번째로는 최근 해외 학계에서 지능향상의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는 Dual N-Back Training을 하는 것이다. Dual N-Back Training이란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도형과 동시에 들리는 글자를 듣고, N번째 전에 나타난 도형과 글자를 맞히는 트레이닝이다.

기존의 지능향상 트레이닝인 숫자 거꾸로 기억하기, 그림맞추기, 절대음감 테스트(음 기억하기 테스트) 등과 다른 점은, 문제가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계속해서 등장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테스트가 문제를 출제 후 정답을 적어내는 방식이었다면 Dual N-Back Training은 문제가 출제되고 있는 도중에도 계속해서 N번째 전의 정답을 알아맞혀야 한다.

순간적이고 직감적인 기억력과 판단력을 요구하며, 다양한 유동성 지능을 긴박한 상황 속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정답을 맞힐 수 있다.

이는 마치 모두가 지켜보는 공연장에서 실수 없이 처음 보는 악보를 연주해야 하는 상황에 노출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주며, 그만큼 두뇌의 스트레스가 따르지만 작업 기억을 향상시키기 위한 최고의 트레이닝이라 할 수 있다.

해외 연구에서 이 훈련은 작업 기억 용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아래와 같은 이득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reviews: Morrison & Chein, 2011; Salminen, Strobach & Schubert, 2012)

  1. Increased performance on untrained measures of short term memory. (단기 기억력의 증가)
  2. Multi-tasking – i.e. attentional selection between two sets of information associated with different tasks. (다중 작업 능력 향상)
  3. Detaching attention from irrelevant items and attending to new relevant items. (선택적 주의력 향상)
  4. Shielding against interfering information. (정보 간섭 차폐 능력 향상)
  5. Episodic memory. (시간, 장소 등의 삽화적 기억력 향상)
  6. Reading comprehension. (독해능력 향상)
  7. Verbal learning and every day attention in older adults (60+). (노인의 언어 학습과 주의력 향상)
  8. Reduced symptoms of ADH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 감소)
  9. Improvements for multiple sclerosis – everyday memory, quality of life. (다발성 경화증의 개선)
  10. Improvements for schizophrenia patients – everyday memory, quality of life. (정신분열증 환자의 개선)
  11. Improvements for frontal lobe stroke patients. (전두엽 뇌졸중 환자의 개선)

아래 Dual N-Back Training을 할 수 있는 앱을 소개한다. 하루 20회씩 20일 이상 훈련하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통계를 지원하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향상되고 있는지 측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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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al N-Back’ - 방금 나온 도형이 N번째 전의 도형과 같다면 포지션 버튼을, 방금 나온 소리가 N번째 전의 소리와 같다면 사운드 버튼을 누른다.

N=2단계부터 시작해서 일정 점수에 도달하면 단계가 상승하며, 점수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시 단계가 하락되므로 누구나 자신의 작업 기억 능력에 맞춤화된 트레이닝을 할 수 있다.

필자의 IQ는 160(표준편차 24)이지만 처음 N=3을 플레이하는 것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유동성 지능이 작업 기억을 향상시킬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작업 기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머리를 쓰는 행위에 게으름을 부리지 않는 것 만으로도 단기간 내에 자신의 유동성 지능을 높은 수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훈련 일주일 차 N=7단계에 도달하게 되었다. 당장 느끼는 효과로는, 음악을 들을 때 악기의 성부가 전보다 선명하게 구분되어 들린다는 점이다. 마치 머릿속의 안개가 한꺼풀 걷힌 느낌이다.

N-Back 훈련을 거친 사람들은 보통 10%~20%의 IQ 향상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단순히 Cache Memory를 늘린다고 해서 성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N-Back 훈련으로 머릿속의 작업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터득했다면, 그것을 일상생활에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평소에 하지 않던 깊은 사고와 고찰, 상상, 기억, 추리, 암산 등 머리를 쓰는 것에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을 깨닫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인간의 유동성 지능은 선천적이지만 누구나 비슷한 지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일 뿐, 세간의 천재들은 그 방법을 운 좋게 깨닫고 머리를 쓰는 즐거움을 맛보았을 뿐이다.

그 누구보다 다양한 범주의 지능을 사용해야 하는 직업군이 바로 음악가이다. 이 글이 당신의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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